1. 현실을 직시하다.
ESG트렌드2030을 쓰면서, 그리고 상급종합병원에서 감염관리 팀장으로 일하면서 매일 마주하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곳에서 동시에 지구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2019년 Health Care Without Harm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보건의료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의 4.4%를 차지합니다. 이는 514개 석탄화력발전소 배출량과 같은 수준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이 매년 4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다는 사실입니다. 결핵, 말라리아, 에이즈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2. 수술실의 숨겨진 진실
제가 근무하는 병원 수술실에서 매일 사용되는 흡입마취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환자에게 투여된 마취제는 대부분 대사 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됩니다. 병원 가스 배출 시스템을 통해 대기로 방출되어 온실가스가 되는 것입니다.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3020301866
내가 받은 ‘마취 수술’이 지구온난화 유발하고 있었다 [건강해지구] - 헬스조선
기타 내가 받은 ‘마취 수술’이 지구온난화 유발하고 있었다 [건강해지구] 이해림 기자 입력 2023/02/03 22:00 환자가 흡입한 마취제는 몸속에서 거의 대사되지 않은 채 날숨으로 배출된다. 이 흡입
m.health.chosun.com
주요 마취제의 대기 잔존기간
- 이소플루란: 3.6년
- 세보플루란: 1.9년
- 데스플루란: 14년
- 아산화질소: 114년
오늘 사용한 아산화질소가 100년 넘게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3. 국내 병원들의 선도적 노력
삼성서울병원의 탄소중립 도전
2020년부터 탄소중립 병원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 전 병원 LED 조명 전환
- 고효율 의료장비 도입
-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 구축
서울아산병원의 그린 호스피털
의료폐기물 감량과 에너지 효율성에 집중했습니다.
- 일회용 의료기구 사용량 감축
- 재활용 가능한 대안 도입
- 친환경 의료재료 우선 사용
또한 일부 의료기관에서 2021년부터 환경 친화적 마취 가스 사용을 늘렸습니다: 세보플루레인 사용 비율을 증가하며 정맥마취 병행으로 흡입마취제 사용량을 감소 시키고 있습니다.
4.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변화
1) 마취제 가이드라인 개선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전신마취 시 환경영향이 적은 마취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데스플루레인에서 세보플루레인으로의 전환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감축할 수 있습니다.
2) 에너지 최적화
- LED 조명으로 100% 전환
- 공기정화 시스템 고효율 제품 교체
- 의료장비 사용 시간 최적화로 전력 소모 15% 절약
3) 폐기물 관리 혁신
- 의료폐기물 분류 체계를 개선하여 재활용 가능 자재와 일반폐기물 세분화
- 소각 대상 의료폐기물 20% 감량
- 친환경 포장재 도입
4) 감염관리와 환경보호의 조화
재사용 가능한 의료기구 도입 시 철저한 세척 · 소독 · 멸균 검증을 통해 환자안전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실현합니다.
6. 환자안전이 최우선
모든 변화를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환자 안전입니다. 환경친화적 대안이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철저히 검증한 후에만 도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에 재사용 가능한 수술 기구를 도입할 때도 기존보다 더 엄격한 소독 프로토콜을 적용하여 감염 위험을 완전히 차단해야 합니다.
7. 기후변화와 공중보건의 연결고리
감염관리 업무를 하면서 기후변화가 감염병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관찰하고 있습니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병원체 서식 환경 변화, 극한 기후로 인한 응급환자 증가 등은 결국 의료 시스템에 더 큰 부담을 줍니다. 온실가스 감축은 단순히 환경 보호가 아니라 미래 의료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자입니다.
8. 함께 만드는 변화
병원 직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실천 방안도 마련도 필요합니다.
- 개인 컵 사용으로 일회용품 줄이기
- 계단 이용으로 엘리베이터 전력 절약
- 퇴근 시 전자기기 전원 완전 차단
-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 권장
9. 미래를 위한 선택
의료진으로서 우리는 두 가지 사명을 안고 있습니다. 현재의 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미래 세대를 위한 건강한 지구를 만드는 것.
이 두 사명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강화하는 관계임을 매일의 경험을 통해 확신합니다.
병원에서의 작은 변화가 모여 지구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곳에서 지구도 함께 구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새로운 사명입니다.

ESG 트렌드 2030 | 최미선 - 교보문고
ESG 트렌드 2030 | 의료는 더 이상 병을 고치는 데에만 머물 수 없다. 병원을 신뢰하는 사회, 환자를 존중하는 환경,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균형의 철학이 이제 경영의 언어가 되었다. 왜 지금,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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