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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늘어난 실내활동 및 모임으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으며 특히 인플루엔자(독감)는 2022~2023 절기 유행기준보다 12배를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한반도 무오년 독감인 스페인 독감을 통해 100년 전 방역지침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스페인 독감

 

스페인 독감은 스페인어로는 Pandemia de gripe de 1918(Gripe española)이며 영어로는 Spanish flu이다. 1차 세계 대전 종전 직후까지인 1918~1920년 사이에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변형인 H1N1 바이러스에 의해 유행한 독감이다. 과거 유럽에 창궐했던 14세기의 흑사병과 수백 년간 인류를 괴롭힌 천연두와 함께 큰 피해를 남긴 범유행 전염병이며 근대 이후 최악의 팬데믹으로 불린다.

 

스페인 국기/픽사 베이

 

스페인 독감 증상

 

증상으로는 일반적인 독감이나 폐렴 증상과 동일하며 탈산소로 인해 피부가 푸르게 괴사 하는 증세를 동반한다.

 

명칭과 관련된 유래

 

스페인 독감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제1차 세계 대전으로 많은 관련국들이 보도를 검열하여 독감을 다루지 않았으나 스페인은 1차 세계 대전 당시 중립국으로 검열로부터 자유로워 집중 보도하였기 때문이다. 스페인 국왕 알폰소 13세까지 감염될 정도로 스페인에서도 많이 퍼졌으며,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과, 독일 황제였던 빌헬름 2, 영국 총리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도 걸렸으므로 스페인에서만 크게 유행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론 통제를 덜 하는 만큼 소식이 빠르게 전달되었다.

스페인은 억울하지만, 연구 결과를 통해 실제 발원지는 영국, 중국, 미국 중 하나로 추정되며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 대신 1918년 독감 범유행이나 시카고 독감, 미국 독감이라고 부른다.

 

20세기 초의 사회는 이미 세균학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있었고, 공중 보건 체계가 어느 정도 잡혀 있던 근대화된 사회였는데 고대의 유행병이 아님에도 피해 규모가 커서 무서운 상황이었다.

 

발병시기와 대유행

 

1차 세계 대전 후 병사들이 귀향하기 위해 모여있던 캠프에서 발병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짧은 증상(3일 열병)의 단순한 감기 증상을 가지고 귀향한 병사들이 각지에 전파하여 유례없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세계 인구가 약 17억 명으로 감염자는 약 5억 명, 사망자는 최소 1,700만 명에서 최대 5,000만 명(전체 인구의 1~3%, 총 감염자의 3~9%)으로 추정된다. 사망자가 들쭉날쭉한 이유는 합병증 사망자를 포함하지 않거나, 진단할 겨를도 없이 야전에서 사망한 군인들, 정치적 혼란, 행정력 미비 등의 이유이다. 또한 제대로 된 통계가 없어 사망자를 추정할 수도 없는 중국, 인도, 러시아 같은 나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1차 대전 사망자 수인 900만 명의 2~5배에 다다르는 사망자이며 일부 연구자는 스페인 독감의 유행이 제1차 세계 대전의 종결을 앞당겼다고 한다. 사모아는 인구의 90%가 감염되어 30%가 사망했으며 산마리노는 스페인 독감 때문에 국가 멸망의 위기까지 갔고, 이누이트 마을 몇 개는 몰살의 운명을 겪었다.

 

무오년 독감

 

일제강점기인 한반도에서 무오년 독감이라고 불렸으며, 1918년 가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대유행했다.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에는 조선인 1,6783,510명 중 절반인 7422,113(44%)이 감염되었고 139,128(전체 인구의 0.83%, 전체 감염자의 1.87%)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인은 제1차 세계 대전에 일본 제국군으로 참전할 수 없었으므로, 조선에 독감이 퍼진 이유는 1차 대전에 참전한 일본군이 조선에 다시 배치받으면서, 대유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1918년 유행기간 정리

 

9월: 한반도에 본격적으로 환자가 나왔다.

10월: 유행이 절정, 학교가 휴학했으며 관청과 단체가 업무를 보지 못했다.

11월: 개성시에서는 사망률이 평소의 7, 충청남도의 예산군과 홍성군에서는 수천 명이 사망해 사망자를 처리할 사람이 없었으며 추수를 못한 논이 절반 이상이었다.

12월: 서산시에서는 인구의 대부분인 8만 명이 독감에 걸렸다.

 

언론 보도 자료

 

매일신보

 

11월 12일 자: 경성부에서는 268명이 죽었고, 그중 조선인은 119명으로 조선인의 사망률이 낮았지만, 조선총독부 자료로 실제론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달 평양에서도 인구의 절반이 감염됐고 집배원들이 감염되어 업무가 마비된 우체국이 속출했다.

 

신동아

 

스페인 독감, 식민지 조선을 휩쓸다. 3.1 운동이 벌어진 원인 중 조선총독부의 무능한 방역 대책도 한몫 거들었으며, 자신들의 무능으로 수많은 조선인들이 사망했지만, 오히려 조선인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여 한창 고조되던 반일감정을 부채질했다.

 

스페인 독감과 감염관리

 

스페인 독감이 유행하던 당시에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무증상 감염과 사전 격리 조치를 취한 사례가 있으며 이에 따른 물류 마비, 사회적 반발, 자영업의 고난 등 코로나 19와 비슷한 사회적 현상 및 대중들의 인식들이 나왔다.

미국 시애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대중교통 탑승을 거부당했으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미 착용 시 경우에 따라 유치장에 며칠 가두기도 했다. 일본 도쿄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전 세계를 휩쓸며 맹위를 떨쳤던 스페인 독감은 총 3번의 대유행과 몇 차례의 소규모 유행 후 19194월에 상당 부분 종식되었다. 종식 원인은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집단 면역 형성, 검역 격리와 방역의 효과, 유전자 변이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마스크/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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